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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청년가장 기태수, 그에게 갑자기 날아든 입대영장 그리고 정체불명의 스마트폰! ‘신작가’님의 판타지 소설 <어플 피플>은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어플로 스킬을 사용한다는 설정이 참 흥미로운 설정인데요. 질병 약탈자, 모 아니면 도, 오늘의 행운 등의 어플 이름도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어플 스킬 이름들도 하나같이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니고 있답니다. 예를 들면, 물귀신 손아귀, 맹수의 호통, 걱정 먹는 하마 등이 그것이지요. 작가님의 네이밍 센스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치트, 딜러, 워커, 프로, 리치 등 각자 개성이 뚜렷한 스마트폰 인공지능 캐릭터와 태수의 대사들도 마찬가지고요.

    어플 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 또한 재밌는데요. 카메라로 지폐를 찍으면 갖고 있던 지폐가 백지가 되어버리면서 값이 지불되거나, 재수 없는 일을 겪기, 일정량의 킬로수를 달리거나 걷는 것으로 채우기, 카드로 6층 삼각탑 쌓기 등등 갖가지 방법으로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도 참신하네요.
    그 과정 속에서 인공지능 딜러와 태수가 벌이는 실랑이도 묘미지요! RPG 게임 시스템을 떠올리게 하는 퀘스트 제도와 그에 따른 보상제도도 흥미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어플 피플>은 단순히 재밌는 네이밍이나 설정만이 뛰어난 작품은 아닙니다. 주인공 태수가 처한 상황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인간에게 뜻밖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또 어떻게 변화해 가는 지 섬세한 관찰이 없고서는 이끌어낼 수 없는 장면들이 소설 전반에 걸쳐 펼쳐지고 있지요.

    ‘모 아니면 도’ 어플의 능력을 빌어 평소에는 손에 대지 않던 도박에 손을 대는가 하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인 걱정과 초조함을 있는 그대로 견디기 보다는 걱정 먹는 하마 어플을 사용하여 10분 동안 회피하는 등 점점 더 어플에 의존하게 되는 태수의 모습은 인간의 리얼한 모습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어 메모를 해두기도 했는데요.

    "가난은 날카롭지 않다. 가난은 의외로 뭉툭한 형태를 하고 있어서 사람을 단칼에 잘라내지 않고 조금씩 짓이겨서 사람을 점점 낮추게 만든다."

    추상적힌 개념인 ‘가난’을 이렇게 풀어낸 작가님의 관찰력과 필력에 다시 한 번 놀란 부분이지 않을까 싶네요.


    도입부부터 몰입감이 엄청난 작품이기에 첫 화를 클릭한 후 계속해서 다음 화를 클릭하게 되더라고요. 결국엔 지금까지 연재된 분량까지 모조리 읽어버리고 말았답니다. 현재 연재된 분량은 21화 정도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아주 재미있게 전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작가님의 필력이 굉장한 것 같은데요, 부디 작품의 마지막 회까지 이대로 쭉 이어지길 바랍니다!

    grace | 9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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