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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나. 그리고 마력.
    모든 판타지소설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판타지들이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는 요소이다. 때로는 마나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영력이나 정신력, 사상력, 무협에서는 내공으로 표현되는 마나는 능력자들이 사용하는 하나의 에너지원으로 묘사된다.

    그렇다면 마나가 닳지 않아 라는 작품에서 마나가 가지는 역할은 무엇일까?

    이 작품에서의 마나는 흔히 우리가 게임에서 접할 수 있는 마나라 할 수 있다. 스킬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원이고 몬스터가 나타난 세상에서 가장 필요시 되는 것 중 하나이다. 근력, 체력, 마나, 민첩. hp와 mp. 스탯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는 것 중 하나인 mp가 닳지 않는다는 것은 굉장한 메리트임과 동시에 주인공을 주인공답게 만들어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 이 작품을 읽고자 했을 때 내가 생각한 마나가 닳지 않아와 작가분이 생각한 마나가 닳지 않아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내가 생각한 마나가 닳지 않아는 스킬을 아무리 사용하여도 마나가 닳지 않는 것은 맞지만, 가지고 있는 마나의 총량이 무한인 것은 아니었다. 흔히 mp통이라 이야기하는 마나의 총량을 무한으로 설정해놓고 아무 마법이나 배워 난사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지금까지 읽어왔던 판타지작품들을 전부 부정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왜?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 그리고 읽지 않은 독자들도 대부분 어렸을 적 디아블로2나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게임을 해보았을 것이다. 두 게임의 상태창을 보면 힘, 민첩, 지능, 행운 등의 포인트분배가 있고, hp, mp와 같은 포인트분배가 함께 존재한다. 여기서 mp를 늘리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증가하고 지능을 높이면 스킬의 데미지가 상승한다. 하지만 마나가 닳지 않아에는 이런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중이 되면 마력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긴 하지만 +10이 아닌 +10%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스킬의 데미지는 200%가 증가한 듯한 묘사를 보여주기도 한다.

    어디까지나 스킬을 무한히 사용할 수 있는 주인공이 근력과 체력을 높여 일종의 마검사처럼 활약할 수 있게 해주는 포석이겠지만 검술 하나 제대로 배우지 않은 주인공이 쌍검으로 던전을 활보하는 것이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다. 뭐 사실 이 부분까지는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작품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높아져만 가는 파워인플레 현상은 이 작품이 산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멀쩡히 던전에서 싸우던 주인공이 어느새 마족과 싸우고, 사실 끝판왕인줄 알았던 존재는 약하디 약한 존재. 그보다 강력한 적이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설정과 점차 커져만 가는 힘의 인플레, 강하지는 않지만 나의 소중한 동료들의 전투력을 높여주자 와 같은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다.

    드래곤볼.

    프리더편에서 나타난 가봉과 기뉴특전대를 힘겹게 이기고 나타난 프리더. 그에 맞서 싸우는 손오공. 별 볼일 없어보이지만 사실 가장 강한 지구인인 크리닝까지 드래곤볼에 대입해보면 하나하나가 맞아떨어진다. 사실 최종보스보다 중간보스가 더 박진감 넘쳤던 것이 사실이고... 프리더를 잡았더니 완전체 셀이 나온것 같은 느낌도 든다. 100년인지 1000년인지에 한번 나타난다는 슈퍼사이어인이 주변에 넘쳐나고 그에 대적할 상대도 넘쳐나는 것처럼 주인공의 전투력도 뻥튀기되고 그 적의 전투력도 뻥튀기를 반복할 뿐이다.
    (사실 프리더편이 제일 재밌었던 것처럼 중간보스와의 만남까지가 가장 재밌다고 느껴진다. 급격한 파워인플레는 재미에도 급격한 변화를 주었다.)



    사실 이 작품 마나가 닳지 않아 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위와 같은 파워인플레 현상도, 생각치도 못하게 쉽게 쓰러져 버린 흑막도, 같은 양의 마나만 소비하면 모두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공격스킬들도 아니었다.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마나가 닳지 않습니다'라면 누군가의 특성은 '체력이 닳지 않습니다'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작품 내에서는 주인공 외에 특성이란 것을 활용하는 이가 없다. 잠깐씩 다른 이들의 특성을 언급하긴 하지만 그것이 눈에 띌만한 능력인적도 없었고, 기존에 큰 능력을 발휘하고 있던 각성자들도 특별한 언급 없이 하나의 희생자로 지나쳐갈 뿐이다.

    작품을 계속 보다보니 어느새 최신작까지 결제를 통해 읽었지만... 흠... 글쎄다.

    만담꾼 | 88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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