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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피아에서 연재중이던 이 작품을 골든베스트에서 만나고, 어느새 유료로 전환되어 한참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스낵북 가입이벤트를 통해 유료분량을 접하고 결국 최신작까지 보게 된 작품.

    처음 생에 대장군을 꿈꿨지만 특별한 재능도 없고 사회성도 그리 좋지 못했던 로안은 말단창병, 한 분대의 분대장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항상 동경과 씁쓸함이란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훈련소부터 동기로 지내온, 이제는 자신이 꿈꾸던 대장군이 되어 전장을 호령하고 있는 필스이다.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좋은 스승을 얻고 실력을 키워 대장군이 된 친구를 떠올리며 로안은 죽음을 맞이한다.

    이 작품이 '나는 군주다'라는 제목을 가지게 된것에는 이런 사정이 있다. 대장군을 꿈꿨지만 말단창병으로 생을 끝마쳤다면, 군주정도는 꿈꿔야 대장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주인공. 물론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로안은 정말 군주의 길을 가기 시작하지만 처음 군주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데에는 위와 같은 다소 황당한 연유가 있었던 것이다. 글을 읽다 문득 이런 단순한 사고가 웃음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인 듯 하다.

    사실 나는 군주다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읽는 이에게 뜨거운 마음을 가지게 하는 작가분의 필력이다. 많은 판타지 소설이 있고, 회귀물이 있으며 영지물이 있다. 특히 영지물의 경우 충성스러운 수하를 얻고 영지전과 정치적인 알력다툼, 암계 등을 헤치고 나가는 것을 주 재미로 삼는다. 그러나 영지물이 가진 그 나름의 매력은 분명하지만 어느샌가 이곳저곳에서 영지물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요즘 영지물들은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렇게 어려워진 영지물 시장에서 나는 군주다는 작가분의 필력을 통해 독자들을 휘어잡는다. 상황을 서술하는 능력도 능력이지만 가장 감탄하는 것은 자신의 동료를 챙기는 모습과 동료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자신의 수하를 자신보다 높은 선임이 괴롭혔을때 모든 것을 뒤집어 엎고 했던 "누가 우리애 건드리래!". 하극상이라는 것이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는 대리만족이라고 생각했을때 이보다 통쾌한 순간이 있을까 싶다. 모든 것을 뒤집어 엎고 싶어도 현실에 치여, 생활비에 치여, 미래에 치여 그저 참고만 사는 우리네의 모습을 깨버리는 듯 하달까? 여기에 더해 나를 이렇게 챙겨주는 상사를 만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글을 읽다보면 조금 아쉬운 점들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소설들 모두가 완벽한 플롯과 완벽한 전개, 개연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 작품들이 인정받는 이유는 그 부분들이 세계관을 깨뜨릴만큼 치명적이지 않고 그것을 만회, 아니 덮어버리는 재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나는 군주다 라는 작품이 그런 작품들 중 하나이다. 최근 많은 소설들을 봤지만 이런 회귀물, 저런 헌터물이 판치는 중 나타난 오랜만의 수작이라고 생각되는 작품.

    아, 아쉬운 것이 하나 더 있다. 아쉬우면서도 나를 기대하게 하는 것.
    작가분이 풀어놓은 떡밥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 떡밥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나를 기대하게 한다 :)

    만담꾼 | 88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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