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하.
고구려 5부족 중 소노부의 수장.
그의 눈앞에 나타난 낯선 여인.
“도대체…… 네가…… 무엇인데…… 나를 이리 흔드느냐?”
아이에 불과하다 느낀 여자를 품에 안고 느껴지는 이 기분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이 알던 이전의 여자들은 여자가 아닌 것만 같았다. 아직 교합(交合)을 이룬 것도 아닌데 겨우 여자의 입술을 머금었을 뿐인데 가슴 가득 차오르는 이 희열은 무엇이란 말인가. 자신에게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 아이의 정체가 무섭도록 궁금했다.
그 여인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것이 현세이던 앞으로 올 미래이던 말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너에게 갈 것이다. 내 너를 놓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 심장을 걸고 너에게 맹세하노니 나에게는 너뿐이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나에게는 너 하나뿐이다.”
채린.
옥저의 대행수 소율이 하늘에서 얻은 귀한 고명딸.
하늘이 내린 신녀.
“너의 연이 아니다.”
맞아요. 말하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순간 알게 될 거라고.
한눈에 알아 뵈었습니다. 그분이 맞아요.
그 사람이 너와 연분이 있더라도 연분도 때가 있는 법!
때를 어기게 만드는 것이냐?
너의 성급함으로 꼬여 버린 이 실타래를 어찌 다시 풀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