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현실이 너무나 힘겨워 신에게 매달렸다. 부모에게 순종하고, 이웃과 원수를 사랑하고, 한 분이신 하느님만을 섬겼다.
한 번 만이라도 행복하게 해달라 기도했으나, 소녀에게 주어진 것은 끝없는 불행 뿐이었다.
그 때 소녀는 신이 자신을 보고있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소녀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신의 뜻을 거슬렀다.
소녀, 새벽이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던 때. 그제야 신은 그녀를 돌아보았다.
또한 약속했다.
그녀를 그 무엇보다도 아끼고 사랑하겠노라고.
* * * * *
그는 자신의 세계가 너무나도 좋았다. 그래서 신에게 빌었다.
자신의 세계가 언제나와 같기를.
그는 무엇이든 잘 해내었고, 언제든지 완벽했다. 세상 모든 이들이 그와 그의 부모의 덕을 칭송하며 신께 감사했다.
그는 자라나며 깨달았다. 부친의 권력은 결코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신이 세운 나라에도 간신은 존재했고, 간신일지라도 신에게는 사랑으로 창조한 피조물임을.
또한 신은, 부친을 위해 간신을 내치지 않았다. 스스로 깨달으라 신탁으로 경고할 뿐.
그는 주변의 모든 이들을 경계했다. 제국의 사람은 모두 선하게 웃는 낯을 하고있어, 이면의 악을 들추어 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경계도 간신의 간계를 온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자신은 살았으나, 그의 부모는 그를 위해서 죽었다.
그의 부모가 죽은 그 날에, 그는 황제가 되었다.
황제는 울부짖으며 신에게 빌었다. 딱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달라고. 내 곁을 떠나지 않을 사람을 달라고.
그렇게 이든은, 행복을 바라던 새벽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