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것은 풍요로운 대지와 자원이라고 하셨죠?"
다짐을 받겠다는 듯, 유세리아 박사는 각 대표들의 얼굴을 바라본채 잠시 시간을 지체했다.
물고기가 무리 짓는 바다, 새가 떠나지 않은 푸르른 하늘.
모니터 너머에서 보이는 광경은 너무 생생하여 결코 홀로그램이나 그래픽 따위는 아닌 듯 싶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 남아있을 리 없는...
가볍게 심호흡을 한 후.
"전쟁을 멈춰십시오. 지구의 모든 전쟁이 끝난다면.”
“이 모두를 여러분께 드리겠습니다.”
“소개합니다. ANSI의 과학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차원 게이트 너머에서 발견한 신세계, 에레혼입니다.”
신세계에 데려가 주는 조건으로 그녀가 제시한 것은 세 개.
그쪽 세계의 발전에 지나치게 큰 해를 끼치거나, 방향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있는 화력무기 금지.
무분별한 욕심에 눈뜨지 않도록 위성정찰, 항공정찰 금지.
이로써 최대한 원생종들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별의 에너지만을 빌려올 것.
하지만 평화를 바란 그녀의 이상과는 다르게 에레혼의 이권을 둘러싼 국가간 신경전은 계속되었다.
뇌양자 에너지의 사상력을 증폭시키는 검술로 유일하게 드래곤에 맞설 수 있는 이디언 제국의 소년기사 노아.
상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오리온 연방의 사이키커 소녀 샤를로테.
절대적 아름다움으로 모든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비셔스의 엘프 여왕 키르하.
모략의 구렁이, 오리온 연방의 평의회장 갈로프.
그리고 따분함에 몸부림치다가 '인간'이라는 새로운 장난감에 흥분하는 드래곤.
왕의 자질을 갖춘 영웅들은 에레혼이라는 새 역사의 무대에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